성가대의 소리를 바꾸고 싶습니다.
합창지휘자에게 가장 도전이 되고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것은 지휘자 자신만의 톤 칼라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휘자는 끊임없이 많은 합창 소리를 듣고,
자신의 판단 아래 좋은 소리를 찾아 그 소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연구해야 합니다.
만일 제가 작은 교회의 성가대 지휘자가 되어 톤 칼라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일단 파트 조정을 다시 할 것입니다.
물론 한 명도 탈락 시키지는 않습니다. 단지 음색에 맞게 파트 조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첫째,
대원 개인의 소리를 내는 위치를 파악하고,
예를 들면 중음에서 고음 사이를 코, 눈, 이마, 목, 가슴 등
어디에 중심을 두고 소리를 내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둘째,
대원의 음악성을 파악하여 파트를 정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시창 능력을 테스트하지 않더라도, 찬송가 한 줄을 들으며 음정 감각과 리듬 감각,
그리고 시창 능력을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결국 파트 조정 오디션이란 것이 거창하고 대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라,
찬송가 한 줄만 들어보는 간단한 행사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대원들은 그것에도 스트레스를 다소 받겠지만 만요...
셋째,
비브라토를 체크해야 합니다.
비브라토가 심한 경우, 소프라노 파트는 어렵다고 봅니다.
비브라토 없이 다시 한 번 노래하라고 해보십시오.
비브라토를 고칠 수 있는 대원들도 얼마든지 있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런 대원은 추후 소프라노로 다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일단 파트 조정이 끝나면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입니다.
이후에는 소리를 통일시키는 훈련에 들어가는데
저는 허밍과 하향 스케일의 발성 연습으로 시작합니다.
허밍은 소리를 풀고 공명을 자연스럽게 주기 위한 것이고,
하향 스케일은 두성을 윗소리에서 아랫소리까지 가져오게 하는 훈련입니다.
그리고 모음 연습에 들어갑니다.
'소리'를 통일시키는 것보다는 '모음'을 통일시킨다고 생각해야 소리를 하나로 만드는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 에, 아, 오, 우'의 모음을 다양한 발성을 통해 연습시키는데,
통일된 발음을 얻기 위해서는 소리의 방향을 한 곳으로 모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방향은 이마 혹은 눈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음정 체크입니다.
발성을 할 때나 노래를 할 때나 음정이 이상하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 지휘자는 음정에 관해 너무 예민해 피곤하다' 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음정이 좋아진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많은 성가대(합창단)의 경우 음정이 다소 맞지 않더라도 관대히 넘어가거나,
지휘자가 그것을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곡이 중요합니다.
어떤 곡이 우리 성가대에 어울리며, 어떤 곡을 성가대원이 좋아하는가,
또 한 주에 한 번 듣는 회중들에게 어떤 곡이 가장 효과 있게 전달 될 것인가,
가사나 멜로디가 하느님께 영광 돌리는데 이상은 없는가,
내(지휘자)가 좋아하는 발성과 이 곡이 잘 어울리는가, 전례력(전례시기)에 일치하는가,
그 날의 독서, 복음과 연관성은 있는가, 성가대의 수준에 맞는 곡인가 등등을
다 고려하여 선곡을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지휘자는 레퍼토리가 풍부해야 합니다.
끝으로 기초가 없는 성가대원들의 경우 복식 호흡이 전혀 되지 않는데,
틈나는 대로 성가 연습 시간에 단 1분을 할애해서라도 복식호흡을 위한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당장 효과가 없다 하더라도 6개월, 1년 후에는 조금씩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발췌 및 부분적으로 용어 수정>
도서명 - 박신화 교수의 합창에 관한 질문과 응답
저자 - 박신화
펴낸곳 - 도서출판 중앙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