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전례를 마치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전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교리와 성경공부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신교로부터 개종자로서, 특히 성찬례와 관련한 교리를 처음 접하고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가장 중요한 실천항목이었음에도
개신교에선 아예 무시하거나 가톨릭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기피해왔음은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전례는 성경과 교의에 성전까지 포함된 신앙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전례 자체를 이해함이 교회가 가르치는 신앙의 요소들을 바로 알게 되는 길이기도 하지요.
최근들어 성찬례를 모방한 예식을 개신교회 일각에서 시도하는 것을 듣고 있습니다만
하느님의 성품성사를 받지 않은 사람에 의한 성찬례는 있을 수도 없고,
그나마 성변화 자체는 인정도하지 않으니 먹고 마시는 모양만 연출하는 격이 됩니다.
성변화는 절대 아니고 임재설이라든가 상징이라든가 하는 교리도
가톨릭교회의 교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특히나 한국개신교회들은 가톨릭교회의 성찬례를 두고 떡교, 빵교 등으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성찬례에 대하여 한국천주교회 성경은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
즉 행하라는 동사가 명령으로 되어 있으나,
개신교회의 성경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즉, 기념하라를 명령형으로 슬쩍 바꾸어 놓았습니다.
직접 성경을 대비하여 보면,
성찬례를 제정하시다
루카 22,17-20 (마태 26,26-30 ; 마르 14,22-26 ; 1코린 11,23-25)
그리고 잔을 받아 감사를 드리시고 나서 이르셨다. “이것을 받아 나누어 마셔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부터 하느님의 나라가 올 때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마시지 않겠다.” 예수님께서는 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방식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1코린11,24
또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개신교 성경을 보실까요?
개신교 개역성경
이에 잔을 받으사 감사 기도 하시고 이르시되 이것을 갖다가 너희끼리 나누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또 떡을 가져 감사 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저녁 먹은 후에 잔도 그와 같이 하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즉, 성찬례는 기념으로 하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할 필요 는 없고 한 갓 떡을 예수님의 몸이라 믿는 것이 오히려 비 복음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개신교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다는 NIV 영어성경은 명령형을 “ do this’ 이를 행하여라…로 쓰고 있습니다.
NIV 성경
For I tell you I will not drink again of the fruit of the vine until the kingdom of God comes."
And he took bread, gave thanks and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saying, "This is my body given for you; do this in remembrance of me."
New American Catholic Bible
Then he took the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saying, "This is my body, which will be given for you; do this in memory of me.
사도신경 가운데 개신교인들이 바꾼 부분도 있습니다.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또는 공교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교제)하는 것과……”
이에 반하여,
거룩한 공의회를 통하여 이를 제정한 가톨릭교회의 사도신경은
“….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로 고백합니다.
성인들의 통공이나 연옥교리가 없는 개신교회에서 택한 것은 신자들끼리 교통한다는 것이고,
사실 공회는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개신교회안에서 보편된 가톨릭교회를 피해가는
선택적 용어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목요일은 주님께서 성찬례를 제정하시고 이를 제자들에게 유언하시는 가톨릭교리의 핵심이라 할 전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본당뿐만아니고 많은 본당 성가대에서 성목요일 전례 가운데
그 제목과 가사가 성찬례를 표현하면서도 시종일관 “기억하라…” 로 계속되는 곡을 부르신 것으로 말씀들을 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곡은 개신교 CCM임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작곡자는 창천감리교회 지휘자입니다).
한국천주교회 전례봉사자들이 조금 더 성경과 교리를 공부를 해야 할 이유입니다.
우리가 이런 차이를 이해한다면 곡의 선택에 신중할 수도 있고,
또 곡이 좋을 경우 가톨릭의 성경과 교리에 맞게 개사해서 쓰면 더욱 좋겠습니다.
성사적 삶, 성찬례등은 개신교회가 가톨릭교회와 가장 대척점에서 내세우고 있는 교리임을 이해한다면
조금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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