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오래된 고귀한 찬미가다.
이 찬미가의 본문은 달리 바꿀 수 없다.
대영광송은 사제 또는 필요에 따라 선창자나 성가대가 시작하지만,
그다음 본문은 모두 함께 노래하거나 백성과 성가대가 교대로 또는 성가대가 홀로 노래한다.
노래하지 않을 경우는 모두 함께 낭송하거나 두 편으로 나누어 교대로 낭송한다.
대림과 사순 시기 밖의 모든 주일, 대축일과 축일,
그리고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전례 거행 때에는 노래하거나 낭송한다.>(미사 경본 총지침 53항)
우리가 일상 안에서 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즐겨 바치는
짧고도 간결한 “영광송(Doxologia minor)”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암브로시오 전례 성가의 찬미가들 중 “천사들의 찬미(Laus magna Angelorum)”라 불리던
아주 오래된 삼위일체 찬미가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미사 전례 안에서 노래되는 대영광송보다 본문이 더 길고,
삼위일체 정식(Forma trinitaria)이 더욱 뚜렷한 이 찬미가는
동녘에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맞춰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며 부르던 아침 찬미가였습니다.
시편을 읊는 방식과 유사한 방법으로 음절과 선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노래되는 이 찬미가는
초세기 그리스도교 찬미가의 탁월하고도 귀중한 전형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 선율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곡(Kyriale) XV의 Gloria의 모체가 됩니다.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축일들에까지 확산되었으며,
마침내 대림과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 미사에서도 대영광송을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성탄의 밤에 천사들이 구세주 탄생의 기쁨을 알리며 “하느님께 영광이요 사람들에게 평화”를 외쳤던
그 환호(참조: 루카 2,14)를 텍스트로 취하고 있습니다.
그분을 기리고 그분께 찬미와 흠숭과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찬미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먼저 그분께만 드릴 수 있는 고유한 칭호들,
곧 “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하느님 어린양”이라는 칭호들로 천주 성자를 부른 후,
그분의 자비를 간청하는 세 번의 청원 기도가 덧붙여집니다.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찬미의 노래에 해당합니다만,
찬미를 받으시는 대상은 세 번째 부분과 동일하게 천주 성자이시며,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며 대영광송은 마무리됩니다.
미사 전례 거행 중 달리 바꾸어 사용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영광송의 본문이 상당부분 누락되었거나,
작곡자가 임의로 대영광송 본문의 일부를 빼거나 덧붙임으로써
원래의 노래와는 전혀 다른 노래들이 가끔 “대영광송”이라는 제목으로
“떼제 성가”나 “생활 성가”의 영역 안에서 작곡되고 있고,
나아가 그러한 노래들이 전례 안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현실을
한 번쯤 진지하게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그 누구도 비록 사제일지라도 결코 자기 마음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지 못한다.”
(전례 헌장 22항)는 교회의 가르침도 한 번쯤 되새겨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사 전례 안에서 노래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낭송(朗誦)하게 됩니다.
대영광송의 본문이 길기도 하고 또 미사 전례서에 교대로 노래할 수 있도록
본문의 문장들을 구분해 놓았기 때문에 흔히 성가대와 회중,
또는 회중의 양편이 교송(交誦)으로 대영광송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대영광송은 고유한 후렴이나 절(節)이 없이 한 덩치의 찬미가(Hymnus)를 이루고 있으므로
전례 공동체 모두가 본문 전체를 함께 노래하는 것이
대영광송을 노래하는 우선적인 방법임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영광송은 유구한 교회의 역사와 함께 해온 고귀한 찬미가로써,
수많은 성인성녀들을 비롯한 훌륭한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거룩한 미사 전례 안에서
한 목소리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던 거룩한 노래입니다.
우리도 그분들의 모범을 본받고,
그분들에게 그러한 신앙과 성덕(聖德)의 은총을 허락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한 목소리로 찬미하는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월간빛,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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